이동원(李東源, 1951년 4월 15일 ~ 2021년 11월 14일)은 식도암 으로 사망했다.
스무살 안팎이던 1970년대 초 명동에서 노래를 시작한 그는 같은 또래의 다른 가수들보다 숫기가 없었고 데뷔도 늦은 편으로 당시 가수들의 수입원이었던 이른바 ‘밤 무대’에도 서지 않았는데 그에 대한 자긍심이 컸다고 한다. 
이동원은 '시를 노래하는 가수'로  양명문 시인의 '명태'와 김성우 시인의 '물나라 수국'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했고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만남을 시도하는데 테너 박인수와 함께 부른 ‘향수’는 꽤나 진통을 겪고 탄생한 노래이다. 
‘향수’는 북으로 간 정지용의 대표적인 시로 이 시 제목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고향’이란 제목의 정지용 시가 따로 있다. 정지용은 ‘향수’를 휘문고등보통학교를 다닐 때 교지 <요람>에 선보였고 1927년 종합잡지 <조선지광>에 정식으로 발표했는데 ‘향수’는 민주화 이전에는 읽을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온다.
‘향수’는 노래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동원은 정지용의 시가 해금된 뒤 ‘향수’를 읽고 노래로 만들기 위해 작곡가 김희갑을 찾아가지만 김희갑은 곡을 붙이기에 너무 어렵다며 거절했고 이동원이 끈질기게 요청해 10여개월 뒤 노래가 나와 재즈가수 김준의 소개로 서울 음대 교수인 테너 박인수를 찾아가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제안해 1989년 앨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에 ‘향수’를 넣는다. 박인수와 이동원이 함께 부른 이 노래는 큰 사랑을 받지만 클래식계에선 거센 비난을 받으며 국립 오페라단에서 제명 당하는데 클래식 성악가가 ‘딴따라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에서 였다고 한다.
이동원의 창법이 잘 드러나는 노래는 정호승 시에 곡을 입힌 ‘이별 노래’다. 정호승의 시는 어떤 회사 사보에서 우연히 보고 당시 잡지사에서 일하던 정 시인을 찾아가 시를 가사로 쓰게 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후 정 시인의 다른 시에도 곡을 붙인 ‘또 기다리는 편지’ ‘봄길’ 등을 발표한다.
이동원은 프랑스 가수 미셸 폴나레프의 노래 ‘Ca N’arrive Qu’aux Autres (다른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를 ‘비는 내리는데’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4분의 4박자이던 원곡을 8분의 6박자로 편곡해  발표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이별 노래’가 워낙 인기를 얻어 다소 가려졌고 이 노래는  전인권이 ‘다시 이제부터’라는 제목으로 다시 번안해 발표했다.
'고은'시에 '김민기' 작곡의  '가을편지'는 낙엽이 쌓일 때면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오는데 그의 음악은 후배들의 또 다른 창작의 밑거름이 되어 '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2000년 '이별노래'를 밴드 YB는 '내 사람이여'를 리메이크 했다.  
천상병 시 ‘귀천’도 노래로 만들었는데 그는 “소풍 가기 전날 설레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동원의 투병을 마지막까지 지켜본 방송인 전유성은 1970년대부터 만나 온 오랜 지기로 두 사람은 2000년대 산 푸르고 물 맑은 경북 청도에 함께 살며 교류를 이어 왔었다.
이제 소풍을 끝낸 그가 하늘로 돌아가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SIDE 1
1. 애인
2. 가을 편지
3. 마흔살이되는 해는
4. 님의 고운 말씀
5. 사랑이야

SIDE 2

1. 또 기다리는 편지
2. 비는 내리는데
3. 세월이 가면
4. 귀천
5. 사랑의 의미